대학 부설어학원이 사설 어학원 보다 학비가 비싸다고 하는데 과연 사실일까요?

미국 어학연수를 준비생들이 학교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은 아마도 어학연수 학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많은 분들이 대학 부설 어학원은 사설 어학원보다 학비가 비쌀 것이라는 선입관을 갖고 있습니다. 대학 부설 어학원의 학비가 사설 어학원에 비해 과연 정말 비싼지, 비싸다면 얼마나 비싼지, 학비 외에 부가적인 비용까지 고려했을 때는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궁금해 하는 분들을 위해 데이터화 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어학연수의 학비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로 인해 원가에 차이가 발생합니다.

• 어학원의 위치: 대도시인지, 도시인지, 지방인지, 물가가 싼 지역인지? 비싼 지역인지?
• 어학원 건물이 자가 건물인지 임대 건물인지?
• 강의 시간 수: 주당 강의 횟수, 강의 당 강의 시간, 즉 주당 20 강 인지? 25 강 인지?
• 1강은 50분인지 40분 인지?
• 교사의 질과 급여수준: TEFL 석사 학위 소유자인지 Certificate 소유자인지?
• 강의실 이외에 Self-Study 할 수 있는 학습 시설은 잘 갖추어져 있는지?
• 강의 이외에 Extra-Curricular와 Social Activity Program이 얼마나 다양한지?
• 학생들을 모집하는데 사용하는 마케팅 비용
• 등록비와 교재비는 포함되어 있는지 혹은 별도로 납부해야 하는지?
• 학생회비가 부과되는지? (일반적으로 대학 부설 어학원은 학생회비를 받고 도서관, 스포츠센터 등 대학의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하고 있으나 사설 어학원은 학생회비라는 것을 따로 받지 않습니다.)

사실 학비를 비교하는데 있어서 상기 원가요소들을 모두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어학원들이 이 모든 자료를 공개 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학 부설 어학원과 사설 어학원 간의 학비 비교는 어학원들이 공개한 홍보물을 토대로 아래와 같이 기준을 잡아 비교해 보았습니다. 이 기준은 학비를 결정하는 요소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 지역적인 차이를 배제하기 위하여 가능한 동일 지역 내의 어학원을 선정
• 프로그램은 Intensive English 또는 Communication English로 선정
• 어학연수 기간은 12주로 통일
• 주당 강의 시간 수는 20시간 기준 – 일부 어학원은 18시간
• 신청비, 교재비, 학생회비를 포함

이렇게 설정된 기준 하에, 동부 3개 지역, 중부 3개 지역, 서부 4개 지역 등 총 10개 지역을 선정하고 각 지역 내 한국 학생들에게 많이 알려진 대학부설 어학원과 사설 어학원 각각 1~2개 기관을 선정해 연수 비용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각 어학원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2019년 연수비 기준)

1. 동부 – New York 주 New York City지역

단위: US$

2. 동부 – Pennsylvania 주 Philadelphia와 주변 지역

단위: US$

3. 동부 – Massachusetts 주 Boston 지역

단위: US$

4. 중부 – Illinois 주

단위: US$

5. 중부 – Florida 주

단위: US$

6. 중부 – Colorado 주

단위: US$

7. 서부 – Washington 주 Seattle와 주변지역

단위: US$

8. 서부 – California 주 San Francisco와 주변지역

단위: US$

9. 서부 – California 주 LA 지역

단위: US$

10. 서부 – California 주 San Diego 지역

단위: US$

합해보니 다음과 같은 결론이 나옵니다.

•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학비 자체는 대학 부설 어학원이 사설 어학원 보다는 저렴하다.
• 신청비는 대학부설에 비해 사설학원이 평균적으로 더 비싸다.
• 교재 구입에 드는 비용은 대학부설이 사설학원에 비해 더 들어간다.
• 대학 부설어학원에는 사설 어학원은 받지 않는 학생회비 (Student Service Fee) 를 받는다.

그리고 표에는 나타나 있지 않지만, 대학 부설어학원에는 대부분 Elective Course를 선택 수강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즉 선택 수업을 통해 회화, 문법, 발음, 미국 문화, 이슈, 취미 등 자신이 부족한 부분에 대한 보충 수업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당 대학의 정규과정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기도 합니다. 또한 대학 부설어학원에서는 대부분 Conversation Partner Program을 운영하여 본 대학 정규과정에 재학 중인 미국 학생들을 연결하여 어학원 학생들이 영어 구사 능력도 키우고 대학 문화도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콘텐츠가 없는 사설학원과 비용 면에서 비슷한 수준에 있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대학 부설 어학원의 학비는 그 이상의 의미를 두고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끝으로, 사설학원에 비해 비용 합계가 월등하게 높은 대학들을 살펴보면 Univ. of Pennsylvania, Columbia Univ., Boston Univ., UCLA 등과 같은 미국, 아니 전 세계적으로 명문으로 손 꼽히는 대학들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소위 얘기하는 ‘베블렌(Veblen) 효과’ 와는 다소 의미가 다르겠지만, 이왕 해외에서 영어공부를 하기로 한 거 조금 더 투자하여 보다 유명 대학에서, 보다 나은 시설과 환경이 갖추어진 어학원에서 공부하려는 수요가 많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실제로, 비단 한국 학생들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많은 학생들이 이 대학들에서 어학연수 과정을 밟고 있으며 그 인기가 상당하여 조기 마감으로 인해 대기자 명단에서 입학허가를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매우 흔합니다. 이런 학생들의 수요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해당 학교들은 나름대로 교육 시스템이라든지 강의의 질, 수업환경 등에 지속적으로 많은 투자와 관심을 기울이기 때문에 그만큼 다른 학교들에 비해 수업료가 비싼 것 같습니다.

물론, 최대한 객관화 된 자료를 도출 해 내기 위해 노력한 통계 임에도 불구하고, 의료보험 의무가입이나 사설어학원의 장기등록 프로모션과 같은 변수가 통계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긴 합니다. 하지만 대학 캠퍼스 시설 이용, 정규과목 청강과 보충수업, 현지 대학생들과의 커뮤니티 형성과 네트워크 교류 등과 같은 수많은 대학 부설어학원의 장점과, 한눈에 봐도 크게 차이 나지 않는 기회 비용 사이에서 대학 부설어학원은 어학연수 지망생의 현명한 선택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