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52번가 Lexington 전철역에서 찍은 듯한 “to give a high five to Rob”이라는 동영상을 최근 유튜브에서 보고 얼마나 웃었나 모른다.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를 정지시키고, 올라오는 에스컬레이터 에 있는 사람들 하나하나하고 high five를 하는 장면이었는데, 신기한 광경에 모두들 당황하면서도 기꺼이 왼손으로 Rob의 손을 살짝 쳐주었다. 45분이라는 시간 동안 무려 2,000명의 high five를 받았다고 한다. 이 장면은 한참 호주에서 Free Hug가 유행하던 때를 연상시켰다. 이게 외국에 나가 있는 동안 누릴 수 있는 신기한 문화적 충격일 수 있고, 한번이라도 겪기 힘든 새로운 체험이 아닐까 한다. 이런 순간적인 재미난 체험은 아니지만, 미국 어학연수를 안내하는 아틀라스의 직원으로서 올 여름 7월 말에서 8월 중순까지 뉴욕대 ALI에서 주관하는 American English in New York 이라는 3주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보고, 느낀 것을 이 글을 읽는 사람들과 나누고자 한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뉴욕이라는 도시 안에서 뉴욕 문화와 뉴요커들의 생활을 경험하고 이해하는 데 있다. 물론, 그런 과정 속에 영어 사용은 필수이며, 클래스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학습이 아닌 Street와 Avenue를 누비며, NYU 주변인 Greenwich Village와 East Village, Soho 등 Neighborhood를 경험하게 된다. 이색적인 건물들과 울창한 가로수, 그리고, 빌딩과 빌딩 사이의 Community Garden, 전통이 있는 상점들과 Farmer’s market, 서점 등을 돌아다니면서 클래스 담임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있으면 자연히 뉴욕이라는 곳을 알게 된다. 그래서, Intensive Course in American English에서 배우는 심층적인 학습을 기대한다면, 애초에 프로그램 선택을 잘못한 게 되니 프로그램 선택하기 전에는 반드시 공부의 목적을 잘 파악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전]

프로그램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9시 30분에서 12시까지 진행되며, 숙소는 3주 동안 머물수 있는 기숙사를 제공한다. 프로그램의 학비는 $930이고, 숙소는 주에 $250이고, 별도의 밀플랜 구입이 가능하다. 뉴욕에 지인이 있거나 개인적으로 숙소를 알아볼 수 있다면, 프로그램만 신청을 해도 무방하다. 프로그램 신청은 수업 시작 전에 일찍 도착해서 직접 ALI 사무실에 가서 하거나 아틀라스에 문의를 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이 AENY는 3주의 짧은 기간 동안 이루어지므로 관광비자나 무비자로 입국해서 수강하는 프로그램이다. 관광비자가 있다면, 특별히 준비할 게 없지만, 없다면 전자여권을 만들어야 한다. 그 다음에 항공권을 미리 구입해 두어야 하며, 출국 날짜와 뉴욕에 머물 주소가 확실해지면, ESTA에 입국승인을 받아두는 게 급선무다. ESTA에 접속해서 필요한 정보를 입력 후 확인서를 출력해두었다가 그 다음날 확인번호로 승인이 되었는지 확인하면 미국 입국에 관한 염려는 더 이상 할 필요가 없다.

[뉴욕 도착 프로그램 시작 전]

기숙사를 선택해서 진행했다면, 프로그램 시작 하루 전이 기숙사 체크인하는 날이다. JFK에서 NYU의 기숙사까지는 공항에서 택시를 타는 것이 제일 편리하며, 가격도 Flat $45에 15%의 팁을 준비해두면 숙소까지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으며, 숙소에 체크인 시에는 본인의 이름과 미리 학교로부터 받아둔 NYU ID를 불러 주기만 하면, NYU Summer Housing에 관련된 입학패킷을 받을 수 있다.

이 봉투에는 3주 동안 숙소에 머무르는 동안 알아야 하는 내용들로 인터넷 설치, 세탁, 식사, 캠퍼스 지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체크인 시 방 열쇠와 건물에 출입할 수 있는 임시 카드를 발급해 주고, 일주일 이내에 NYU ID Center에 가서 정식 ID Card를 반드시 발급 받아야 학교 안의 다른 건물로의 엑세스, 교내 식당에서 식사 시 사용할 수 있다.

기숙사는 기본적인 가구가 설치되어 있으나, 이불, 배게와 같은 린넨은 직접 구입해야 하고, 주방에 가스렌지라든가 냉장고는 있으나 냄비, 주전자, 접시 등의 주방용품은 전혀 구비가 되어 있지 않으므로 요리를 해야 할 경우는 처음에 모두 장만해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기숙사는 오전 9시부터 입실이 가능하기 때문에 비행기 시간이 맞아 떨어져 뉴욕에 일찍 도착했다면, 숙소에 짐을 풀자마자 근처의 마트를 찾아가 필요한 생활용품을 구입해 두는 게 첫날에 해야 할 일인 것 같다. Cooper Square에서 가까운 곳, 즉 Astrol Place와 St. Marks Place가 만나는 곳에 K Mart라는 곳이 있다. 식료품에서 의류, 잡화 등을 파는 할인점이니 3주 동안 살면서 필요한 것을 구입하는 게 좋다.

[프로그램 중]

프로그램 첫 날에 9시 30분까지 입학패킷 안에 공고된 장소로 가야 했다. Kimmel Center에서 오리엔테이션이 있었는데, 간단한 다과와 함께 ALI의 원장님과 프로그램 Director인 Helen이라는 분의 환영 인사말이 있었다. 한 백 여명의 학생들이 있었고, 크게는 대만그룹, 이탈리아 댄서들, 그리고 개인적으로 온 유럽인들과 남미인들, 일본인들이 있었다. 대충 봐도 한국인은 나밖에 없다는 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였다. 이 프로그램은 아주 오래 전부터 진행이 되어 왔으면서도 한국학생들이나 일반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게 틀림없었다. 아니면 한국학생들은 진학이나 취업을 위한 영어 공부가 목적이기 때문에 여유롭게 미국, 특히 뉴욕 문화를 체험하고, 남의 나라 사람인 뉴요커들에게까지 관심을 갖기엔 학업에 너무 찌든 게 아닌가 잠시 씁쓸한 맘이 들었다.

다 모인 장소에서 Placement Test를 보았고, 문제는 전부 50문항의 사지선다 형식으로 Anthropology라는 내용의 기사를 어딘가에서 발췌해서 빈칸의 정답을 맞추는 것이었다. 상당히 난이도는 있어 보였지만, Speaking이나 Listening의 시험이 없어서 레벨별로 클래스를 나누기에는 정확성이 결여되어 보였다.

수업은 Helen을 비롯해서 ALI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분들과 Public 학교의 선생님들이 주관이 되어 담임을 맡았으며, 학생들은 시험결과에 따라 한 반에 15명 정도 나뉘었다. Marty Pearl이라는 분이 담임이셨는데, 근처 방학 중인 초등학교 선생님이셔서 질문하는 내용에 얼마나 친절하게 답변을 주시는지 때론 너무 열심히 답변을 주시는 턱에 묻기가 미안한 맘도 들었다.

반이 배정되면 순전히 담임의 재량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프로그램 일정과 수업 내용은 사전에 고지되었으나 특별히 전체가 모이는 이벤트나 행사가 아닌 경우에는 담임선생님의 수업 방향에 맞춰 따르면 되었다. Marty는 최대한 눈으로 보여주고 직접 체험하는 학습을 선호해서 그런지 주변 환경을 익히는 야외 수업이 많았고, 영작문 중 시를 쓰는 수업, 신문의 기사를 보고 현재 상황을 얘기하는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

[전체 행사 및 이벤트]

전체 수업으로는 가스펠 가수가 초청되어 같이 함께 노래를 하고 즐기는 시간과 현직 뉴욕타임스의 포토그래퍼가 초청되어 오바마 대통령 후보시절 선거 운동할 때 책임 사진사로 찍었던 사진들을 같이 보며 자신의 경력에 대한 얘기를 들려 주었다. 마지막 주에는 텔렌트쇼라는 주제로 참가자들의 장기를 뽐내는 자리가 있었는데, 대만 학생들도 한국 학생만큼 방과 후 학습에 많은 시간과 돈을 쓰고 있구나 새삼 알게 되었다. 질릴 만큼 반복되는 피아노 연주와 플롯, 바이올린을 악보 없이 연주하는 어린 학생들의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프로그램 마지막 날에는 특별한 무대가 준비되었다. 프로그램 참가자였던 이탈리아 댄서들이 그 동안 갈고 닦았던 춤과 끼를 맘껏 발산하는 시간으로 발레, 힙합, 현대 무용, 뭐라고 말할 수 없는 탄탄한 스토리를 가진 춤 공연을 나머지 참가자들에게 뽐내었으며, 3주라는 시간이 댄서들의 가벼운 몸짓처럼 순간인 듯 싶었다. 마지막 공연과 함께 3주 간 프로그램을 수료한 증서를 받았고, 한 반에서 그 기간 동안 서로 얼굴과 이름을 익혔던 급우들과도 연락처를 나누기도 하고, 사진을 같이 찍으며 헤어짐의 안타까운 시간을 가졌다.

역시 항상 마지막 수업엔 형언할 수 없는 슬픔이 존재한다. 뉴욕까지 와서 만난 인연인데, 평생에 한번 더 그들을 볼 수 있다면 그것을 필연적인 관계라고 불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여기까지 읽었다면, 여러분은 대단한 인내를 가진 사람임에 분명하다. ^^
스크롤로 내려가며 남의 글을 읽는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기에 너무도 감사할 따름이다. 이 프로그램에 대한 내용은 여기까지이다.하지만, 시간이 허락된다면 다음 기회엔 프로그램 밖에서 있었던 뉴욕에 대한 얘기, 뉴욕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얘기, 불연듯 생각난 프로그램 안에서의 재미난 경험이 떠오르면 다시 한번 올릴 생각이다.(그러나, 기대는 금물~)

내년 여름에 간단한 영어공부도 하면서 정말 뉴욕이란 곳을 경험하고 싶다면, 이 프로그램 참가를 한번 고려해 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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