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펜 어학연수 참가후기- 제 1탄
여러번 짐을 싸고도 또 뭐 빠트린건 없나하고 마치 소풍가기 전날의 학생 마냥 들떠 있었답니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필라델피아 국제공항에 도착하니 밤 12시가 넘었네요. 원래도 꽤 늦게 도착하는 비행편이였는데 경유지인 아틀란타에서 출발이 다소 지연되어 예정보다 더 늦게 도착했더랍니다. 처음 와보는 낯선 도시에 그것도 야심한 밤시간이라 걱정했는데 막상 택시를 타니 친절한 기사분이 이것저것 질문도 하시고 International House 정문 바로 앞까지 잘 데려다 주어서 속으로 괜한 걱정했구나 생각했어요. 밤이라 더 빨리 도착하긴 했지만 아무튼 공항에서 15분, 20분 정도면 학교까지 오더라구요 참 가까워서 좋았습니다.
보통 택시는 우리나라처럼 주행거리 만큼 계산을 하는데 공항에서 타니 “유펜까지는 29$ 입니다” 하고 아예 처음부터 말해주네요. 학교에서 오는 자료에 있던 금액과 크게 다르지않아 안심하고 이용했습니다.
도착 다음날 저는 홈스테이 집으로 옮겼습니다. 학교와 걸어서 30분 거리여서 운동하는 셈치고 돈도 아낄 겸 거의 매일 걸어다녔어요. 정말 아침저녁으로 산책하는 사람이 항상 여럿 있을 정도로 이쁜 거리라서 걸어다니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어요. 오히려 사진도 찍고 사람 구경도 하고 캠퍼스가 너무 이뻐서 항상 산책하는 기분으로 다녔네요. 제가 운이 좋아 가까운 집에 배정되었나보다 했는데 후에 알고보니 다른 홈스테이 학생들은 모두 저보다 더 가까운 집에서 다니더라구요. 보통이 University City 내에 살거나 직장을 두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하니 더 믿음이 가고 좋았죠. 저희 호스트인 Mr.Avrum 은 유펜에서 컴퓨터 엔지니어로 일하는 직원분이여서 자주 학교에 데려다주기도 하고 끝나고 학교건물등에 관해 물어도 너무 잘 알려 주시고 여러모로 너무 편했습니다.
그렇게 홈스테이 집에 와서 짐 정리를 하고 시차 적응이 안되어 잠을 꽤 설친후에 다음날 약간 비몽사몽한 채 학교에 갔어요. 학교에 도착한 첫 날, 일단은 오래되고 고풍스러워보이는 건물 외관과는 달리 내부는 너무나 모던해서 조금 놀았습니다. 여기 있는 동안 여러학교들을 가보았지만 수업듣는 교실이나 다른 시설들이 참 좋은 편입니다. 유펜 정규학생과 다른게 전혀없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Summer Program인 Conversation & Culture를 신청했는데 Orientation 첫 날에 생각보다 훨씬 많은 것을 하게 됩니다.
일단은 본인의 이름표와 유펜 가방, 안내물 등을 받고 자리에 앉아 비디오 홍보영상과 각종 OT를 듣게됩니다. 일단 제일 중요한건 캠퍼스 내의 안전사항에 관한 내용인데요, 9.11 이후에 미국인의 테러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기도 했고 다른 어떤곳보다도 학생들이 공부하는 학교에서 만큼은 안전해야 한다는 취지하에 아주 진지한 Security O.T를 받았습니다. 그리고나선 앞으로 우리 수업을 진행해주실 선생님들을 한분 한분 소개시켜 주었습니다.
그리고 레벨 테스트를 보는데요, 시간은 약 30분 정도이고 듣기, 문법, 회화등 간단하지만 여러 파트에 걸쳐 문제가 출제됩니다. 직원분들이 테스트 결과를 집계하는 동안 크게 3 팀으로 나누어서 수업듣는 건물들, 도서관, 카페테리아, 학생카드 만드는 곳, 학비 내는 곳 등등 캠퍼스 투어를 시작하는데요..단순한 투어가 아니라 정말 생각보다 많이 보여줍니다 한국과 같은 대학 건물들이 아니고 대학자체의 벽이나 경계도 없이 끝이 안보일정도로 넓게 퍼져있기때문에 투어를 마치면 정말 힘이 쪽 빠집니다..학교 내에 군데 군데에 식수대가 있는데 그 이유를 알겠더라구요 여기 저기 다니다보면 힘들어서 목마른 사람이 속출하여 너도나도 물을 마시게 된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비를 내고 오는데 훨씬 편합니다. 학비를 현지에서 납부하거나 신청시 사진을 미첨부한 학생은 그만큼 첫 날 할일이 많아지거든요.
유독 테스트에 약한 저의 징크스때문인지 1:1 말하기 테스트가 아닌 문법위주의 시험이라 그랬는지 예상보다 낮은 반에(?) 편성이 되서 조금 우울했지만..다행히 우리반에는 한국학생이 저 외엔 한 명도 없어서 결과적으론 영어도 더 많이 쓰게되고 더 좋았습니다. 과제물, 교재등이 나와있는 표를 받고 유펜 북스토어에서 교재등을 구입한뒤 시간을보니 저녁 6시네요..
첫 날이라 대충 인사만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하이힐을 신는 저 같은 실수는 하지않기 바랍니다. 제가 생각보다 빡빡한 첫 날 OT에 대하여 문의했더니 인텐시브 수업의 OT는 조금 더 널널하고 오래하는 편인데 섬머프로그램은 4주 밖에 되지않아서 가능한한 하루에 모두 마치고 바로 수업을 할려고 한다고 하네요^^
실제적인 수업은 두번째 날부터인데요, 일단 저의 느낌은 “이거 정말 공부 되는데”하는 것입니다. 단기 C&C 수업이라고 그저 가볍고 재미있을거라고만 생각하면 오산! 물론 인텐시브만큼 힘들진 않지만 나름 팀 프로젝트도 있고 심도있는 수업의 연속입니다. 일주일에 한번씩 팀 프로젝트를 가지고 서베이나 인터넷 자료 수집등을 통해서 문서화 시킨다음 프레젠테이션식으로 발표도 합니다. 유펜 ELP의 수업이 다른 학교보다 타이트하고 퀄리티가 높다고 종종 학생들에게 들어왔는데 직접 참여해보니 “정말 그말이 맞다” 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처음엔 좀 적응이 안되어 난색을 표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제가 만나본 인텐시브 학생들의 대부분은 진짜 공부 많이 시킨다며 다들 한마디로 줄여 “돈 아깝지않다”고 합니다.
C&C 수업은 반은 수업이고 반은 Activity입니다. 오전엔 수업하고 점심 먹은 후 보통2시정도 부터는 Activity라고 하는 야외활동을 하러가는데요. 정말 재미있고, 말 그대로 야외활동이자 또다른 수업입니다. 밖으로 나가면 계속 영어써야하고 계속 프로젝트에 필요한 설문등 숙제도 하니까요. 필라텔피아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Philly cheese steak 먹으러도 가고 가까운 공원도 가고 가끔은 뉴욕이나 워싱톤 D.C등 멀리도 간답니다. 대부분이 어린 학생들인 만큼 뭔가 딱딱하고 따분한곳 보다는 다이나믹하고 즐거운 장소 위주로 계획이 되어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4주 프로그램 기간중에 딱 3일정도 빼고는 주중, 주말에 모두 Activity 가 있는데요 크게 수업의 연장선상에 있는 의무참가 활동과 가고싶은 학생만 참가하는 선택참가활동으로 나뉩니다. 의무참가인 Activity 에 필요한 경비는 학교에서 모두 부담하고요 나머지 선택참가 Activity는 참가하는 학생만 본인이 추가적으로 부담하는 형식입니다.
의무로 참가해야하는 Activity 에만 간다면 3일에 하루정도 가는 꼴이고 모두 참가한다면 거의 매일 가는 꼴이고 그렇습니다. 저는 학생이기도 하면서 비지니스의 목적으로 이 곳에 왔기에 개인적으로 해야할 공식적인 업무들이 많아서 자주 Activity를 놓치긴 했지만 모든 Activity 에 학생들의 참여도가 굉장히 높은 걸 보면 즐겁고 Fun 한 것만큼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특히 여름프로그램에는 대만과 일본등 아시아국가에서 그룹으로 많이 오기때문에 한국인이 정말 없습니다. 연중있는 인텐시브 프로그램에는 한국인이 꽤 있는 편지만 그래도 타이트한 프로그램의 특성상 팀 프로젝트가 많아서 다른 국가 학생들과도 잘 섞여서 지내고 있습니다.
시간이 참 빨리 지나가네요. 벌써 필라델피아에 온지 2 주가 다되었고 앞으로 또 다른 2주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학생이 된 것같은 기분으로 돌아가서 좋기도 하고 빨리 회사로 돌아가고 싶기도 하고 그러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조금이나마 유펜 어학연수를 생각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